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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를 위한 기념비? 하나님을 위한 기념비

기독일보

입력 Sep 03, 2019 08:37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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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기념비(記念碑)란 오래도록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뜻깊은 일을 오래도록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비석, 또는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들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하기 위하여 세운 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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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경 속의 인물들 중 출애굽을 완성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었던 사울 왕의 기념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 사울에게 아말렉을 쳐서 그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며, 남녀노소와 우양가축을 다 죽이라고 확고하게 명령하십니다. 하지만 사울왕은 아말렉 사람의 왕인 아각을 사로잡아, 그가 가진 양과 소의 가장 좋은 것과 기름진 것과 좋은 것은 남기고, 별로 좋지 못한 것들만 진멸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울 왕은 그 우양을 자신의 소유로 착복해 버렸습니다. 이로 인하여 하나님께서는 진노의 칼을 뽑으셨습니다. 사울은 미련하게도, 무슨 자랑거리나 되는지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웠지만,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께 불순종한 범죄를 기록한 꼴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과연 사울이 세운 기념비의 결과가 무엇이겠습니까? 사울은 갈멜산에서 자신을 위한 기념비를 세우고 길갈로 내려가, 사무엘 선지자가 그를 쫓아가서 우양을 숨긴 것을 적발했습니다. 그러나 사울 왕은 뻔뻔스럽게도, 하나님께 제사하려고 우양을 가져왔다고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죄까지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사무엘은 이에 엄히 책망했습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이를 기억하는 것은 사슬의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이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것과 같다"고 사울 왕에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후 사무엘은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이는 당연한 하나님의 징계임을 신앙인 모두는 알 것입니다.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일하는 자는 하나님께로부터 버림을 받는다는 교훈을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준엄하게 일러주십니다. 뿐만 아니라 이는 우리를 향해 지적하는 말씀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신앙인들을 사랑하셔서 충만한 은혜를 누리고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지만. 우리는 너무나 나태한 탓인지 무감각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잊고 사는 때가 많습니다. 오로지 자신을 위한 일에는 분쟁을 통해서라도 성사를 시키고 맙니다.

특히 교회 주보를 보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자랑하는 내용은 온데간데없습니다. 그저 담임목사부터 시작해, 장로와 교회 건물을 알리는 프로그램과 행사로 가득 메워져 있습니다. 교회가 마치 사회행사 기관으로 전략된 듯한 이 모습은, 하나님의 뜻과 전혀 무관한 것 아닐까요?

노회장과 총회장 선거를 매년 실시하면서, 마치 기념비처럼 신문이나 홍보물에 온통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주님에 대한, 주님을 사랑한 이력들은 없고, 온통 자신들의 이력들을 자랑하며 세상적인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과연 저들이 하나님의 뜻을 참으로 이루려 하는 분들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연신 마음을 무거워집니다.

반면 여호수아는 요단강에서 가져온 열두 돌을 길갈에 세웠습니다. 에벤에셀의 하나님 은혜를 기념하는 기념비를 세운 것입니다.

어찌 보면 여호수아는 모세 이후 출애굽을 가나안 정착이라는 성공으로 이끈 아주 훌륭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내세운 것이 아니라, 여지껏 하나님의 은혜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여호수아는 자신의 능력을 자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므로, 그 은혜를 자손 만대까지 누릴 수 있도록 기념비를 세운 것입니다.

약속의 땅인 길갈에 첫발을 내딛고 처음 드린 예배의 장소에 기념비를 세운 길갈은, 언제나 영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가 되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신앙인들 역시 길갈에 기념비를 세우고, 길갈에서 거룩한 할례를 행하고, 또 길갈에서 가장 감동적인 예배를 드리는 시간들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신앙인들이 매 주일마다 올려드리는 예배의 장소는 곧 길갈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울 왕처럼 교만의 극치로 인해,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을 어기는 범죄를 저질러, 부끄러운 역사에 자신의 이름이 기록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념비는 자신이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그리고 이웃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로 최선을 다해 수고한 아름다운 감동적인 모습들이, 후손들이나 주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세워지는 것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좋은 예로 경남 함안에 세워진 손양원 목사 기념관이 있습니다. 그 기념관은 현재 손 목사님의 양아들이었던 안재성의 아들 안경선 목사가 관장을 맡아 섬기고 있습니다. 2015년 손 목사님이 다녔던 서울 중동고 크리스천 동문들이, 선배님의 아름다운 뜻을 기리며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영국 존 웨슬리의 회심 기념비는 영국 올더스케이트 거리, 상업의 중심지인 성당 뒤편 런던 박물관 정면 약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위해, 이웃을 위해 몸 바쳐 희생한 점과 순교한 점에 대해 후손들이 감동하여, 이를 역사에 길이 길이 알려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하기 위한 것이 바로 기념비 아닐까요?

하지만 지금 이 시대의 부흥강사들, 그리고 세미나와 헌신예배, 간증 등 각종 단체의 모임에는 꼭 기념비가 따라다닙니다. 그 기념비가 없으면 불러주지도 않을까봐, 그리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지 못할까봐, 너도나도 기념비로 도배를 이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나님의 뜻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바울 사도는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갈 6:14)"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신앙인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기념비를 세울 것이 아니라, 나를 내려놓고 하나님만을 높여드리는 믿음의 기념비를 세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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