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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 위한 기독교인의 역할

기독일보

입력 Aug 28, 2019 08:39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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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정교진 박사(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정교진 박사
정교진 박사

들어가며: 상상력과 현실의 간극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남북미 3자 회동에 이어, 이번 8월 15일 광복절 추념사에서도 '상상력'을 내세웠다. 이번에는 세 가지의 구체적인 예를 들 만큼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 공동번영을 설명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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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완도 섬마을의 소녀가 울산에서 수소산업을 공부하여 남포에서 창업하고, 몽골과 시베리아로 친환경차를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회령에서 자란 소년이 부산에서 해양학교를 졸업하고 아세안과 인도양, 남미의 칠레까지 컨테이너를 실은 배의 항해사가 되는 나라입니다. 농업을 전공한 청년이 아무르 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대규모 콩 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입니다. 두만강을 건너 대륙으로 태평양을 넘어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삶과 상상력이 확장되는 나라입니다."

황홀하다. 꿈의 나라가 펼쳐졌다. 필자는 지그시 눈을 감으며 그 환상 속으로 빠져볼 요량이었다. 그러나 왠지, 마음 한 켠을 붙잡는 것이 있었다. 바로 북한의 현실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는 북한의 현실이 녹녹지 않다. 매월 한 번씩 북한변경 지역을 관찰하는 한 북한 전문가는 문 대통령의 상상력을 이렇게 꼬집었다.

"그 철도 레일 아래 깔려 신음하는 북녘 주민들의 절규가 기차의 기적소리가 되리라"
 
북한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는 지도자에 대한 강한 성토다.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민주, 인권이 언급되지 않고 오직 민족자주와 평화경제만을 외친 것에 대한 울분의 토로다. 전자를 애써 외면한 채 후자만을 내세운 것은 잔인한 상상력이다. 작금의 한반도의 상황이 너무나 냉엄하고 아슬아슬하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 도래: 막연한 상상력이 아닌 하나님의 약속으로

이 글은 북녘땅이 회복되고 북한 주민들에게 진정한 자유가 선포되는 날, 그때 과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저 흑암의 사슬에서 벗어난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의 첫 번째 장이다. 따라서, 이글은 상상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을 전제로 두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그 시기를 광복절 100주년이 되는 2045년으로 내다보았다. 36년 후에 일이다. 너무 멀리 잡은 감이 있다. 필자는 이보다는 많이 앞당기고 싶다. 여기서는 그냥 '수년 내'로 기술하겠다.

그렇다고 이것은 막연한 상상력이 아니다. 필자는 북녘땅 회복에 대해서 주님으로부터 두 차례 감동을 받았다. 첫 번째는 2004년 조·중변경 지역 산속 움막집에서 10명의 탈북한 북한주민들과 함께 생활할 때이다. 어느 날 아침 밖에 나와보니 두만강 건너 북녘땅 위로 거대한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그것도 쌍무지개가. 너무나도 장엄하고 웅장했다.

가족들을 깨워서 함께 그 광경에 도취되어 있을 때 주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저 북녘땅은 회복될 것이다." 필자가 서 있던 그 자리는 에스겔의 마른뼈 골짜기가 되었다. 골짜기에서의 환상을 기점으로 에스겔 선지자의 메시지는 남유다를 향한 징계와 심판에서 회복과 구원의 선포로 바뀌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환상을 본 그때가 바로 남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완전히 멸망을 당한 BC 586년이라는 사실이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그 민족, 그 백성들에게 절망의 문이 열리던 그 시점에 하나님은 에스겔로 하여금 희망을 선포케 하신 것이다. 필자도 무지개를 본 이후로부터 북녘땅의 회복을 선포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인 7월 17일 제헌절 날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영토를 확장 시켜주겠다고 다윗에게 약속하셨던 시편 108편 9절 말씀이 필자에게 이렇게 해석 되었다.

"평양은 내 목욕통이라 신의주에는 내 신발을 벗어 던질지며 백두산위에서 내가 외치리라."

너무나 가슴벅찬 말씀이다. 그런데 이 내용이 71년 전, 대한민국의 최초헌법인 제헌헌법에 적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헌법 제1장 제3조가 바로 그것이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다윗이 하나님의 말씀을 붙든 것처럼, 우리 믿음의 선진들도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이렇게 공포했을 것이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1948년 5월 10일 자유총선거가 실시되고 5월 31일에 국회가 개원되었다. 국회가 처음 열릴 때 하나님께 감사기도로 시작되었음을 많은 이들이 알 것이다. 당시 국회의원 198명 중에 그리스도인이 50여 명에 이를 정도였고 이중 목사 의원이 4명이나 되었다. 당시, 국민 전체인구중 기독교인이 5%인 것을 감안할 때 꽤 높은 수치이다. 목사였던 이윤영 의원이 10분이 넘는 기도를 마쳤을 때, 믿지 않았던 국회의원들(75%)까지도 다 같이 기립하여 '아멘'으로 화답하며 환호했다고 한다. 그뿐이랴. 국회회의를 마치고 이승만 의장은 모든 국회의원들을 대동하고 그가 당시 출석하고 있던 정동제일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렸다고도 한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로 시작된 대한민국, 그 헌법에 하나님의 뜻이 담긴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며 저 북녘땅의 회복과 그 구원의 때를 바라보는 것은 절대로 허상과 망상이 아닐 것이다. 저 구약의 이사야, 예레미야, 다니엘, 에스겔처럼 우리 또한 저 북녘땅의 회복과 북한주민들의 자유를 선포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수년 내에 도래할 그 날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것을 준비해야 한다.

통일 후 북한 주민들의 기독교 세계관으로의 변화 용이성

남북통일이 도래할 때 우리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나님 앞에서 그들을 위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생명의 강> 코너에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영역들에서 우리들의 역할들을 제시할 것이다. 필자는 정치, 사상적 측면이라 할 수 있는 통일이후, 북한주민들의 기독교세계관으로의 변화 가능성 및 그 용이성을 한번 짚어보고자 한다.  

통일이 되면 독재체제하에 형성된 북한주민들의 세계관은 자연스럽게 변화될 것이다. 우리모두는 그들이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전환되기를 고대한다. 기독교 세계관은 유일신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세기가 훨씬 넘는 동안 유물론(무신론)적 사회주의 사상에 찌들었던 그들이 신론적 인간으로 탈바꿈하기가 쉬울까? 우리는 이 질문을 하기에 앞서, 과연 북한을 사회주의 시스템이라 볼 수 있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다수의 학자는 북한을 변질된 사회주의, 사회주의의 돌연변이로 평가한다. 필자는 북한 정권이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통치시스템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아주 강력한 신론적 사고를 주입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현상은 김정은 정권 하에서 그 강도가 훨씬 높아졌다. 달리 표현하면, 김정은 정권 하에서 지도자 우상숭배(유신론적)의 정점을 찍고 있다. 우상숭배의 극치는 <김일성-김정일 영생론>이다. 김일성이 사망한 후 "위대한 김일성 수령은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신다"라는 <김일성 영생론>이 김정일의 지시로 대두되었다.

김일성 영생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김일성 태양상초상화가 등장했는데, 이것은 김일성이 환하게 웃는 얼굴을 가리킨다. 북한의 논리는 김일성이 영생하였기에 환하게 웃는다는 것이다. 김일성 생전에 초상화는 늘 무표정의 근엄한 얼굴이었다. 김정일 사후, 김정은은 김정일까지 포함시켜 <김일성-김정일 영생론>을 법제화(제도화)시켰다. 김정일의 태양상초상화를 내걸었을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수령영생법전'을 만들었고 다음해인 2014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헌법서문에 포함시켰다. 2016년에 다시 헌법에 손을 댄 김정은은 2019년 4월에도 헌법을 개정하면서 수령영생법을 더욱 강화시켰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위대한 사상과 령도업적은 조선혁명의 만년재보이고 조선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륭성번영을 위한 기본담보이며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생전의 모습으로 계시는 금수산태양궁전은 수령영생의 대기념비이며 전체 조선민족의 존엄의 상징이고 영원한 성지이다."

위 내용, '생전의 모습으로 계시는'에서 알 수 있듯이 금수산태양궁전에는 김일성, 김정일 시신이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 안치되어 있는데, 이 두 장소를 '영생홀'이라고 부른다. 또 두 선대지도자들의 입상(立像)을 밀납으로 만들어 세워둔 장소가 있는데 이곳은 방문객들이 지도자들의 과거를 추억하며 기념하는 장소가 아니라 실존하고 있는 지도자들을 알현하는 장소로 인지화 되어진 곳이다.

'수령영생법전'은 이 두 지도자들을 어떻게 잘 떠받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이다. 크게 다섯 가지의 규정인데, 1)방문객들이 김일성-김정일을 어떻게 알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이드 라인(질서규정) 2)수령영생궁전(금수산태양궁전) 보호를 위한 특별보호구역을 설정, 운영질서들을 규정 3)수령영생궁전의 사업을 최우선 무조건 보장 4)수령영생궁전에 필요한 전력, 설비, 자재, 물자를 최우선 대상으로 보장 5)수령영생궁전의 보위와 영구보존, 관리운영조건보장 및 철저한 감독통재할 의무 규정 등이다.

이처럼, 김정은 정권 하에서 북한 주민들은 더욱 유신론적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헛된 우상에 불과하지만 신들려버린 북한 주민들 의식 속에 유신론은 강하게 자리잡혀 가고 있다.

남북통일은 북한 주민들의 영혼육을 사로잡았던 김씨 3대부자의 파멸을 뜻한다. 통일은 북한주민들의 노예적 사고에 자유를 불어넣는 것이다. 동시에, 그 독재자들이 빠져나간 그 마음의 자리에 하나님을 모셔 들이게 하는 것이다. 통일 후 북한 주민들의 기독교 세계관으로의 전환,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교진 박사는

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기독교한국침례회 국내선교회 북한 선교부장을 역임했다. 고려대학교 북한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친 후 고려대 북한 통일연구센터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에 재직 중이며, 사랑깊은교회에서 청소년부 담당 전도사로 사역 중이다. 최근 탈북자 선교 사역을 했던 자신의 경험을 담아 소설 「역사 위에 서다: 두 탈북자의 목숨을 건 회심」(예수전도단)을 펴내기도 했다.

* 이 글은 월간 「월드뷰」 9월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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