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 책구루 | 344쪽 

사춘기 자녀가 있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이 벌어진다.

우리는 흔히 사춘기를 '중2병'이라고 부르며, 부모에게 반항하고 짜증을 부리는 시기로 생각한다. 과장을 조금 보태 '외계인' 같다고 표현한다. 지구를 정복하려는 '외계인'과 매일 전쟁을 벌인다.

부모는 자녀의 사춘기가 잘 지나가기를 바란다. 사춘기는 급격한 정신적 성숙이 일어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사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의 인생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거치는 번데기 과정을 사춘기라 생각한다.

『공부머리 독서법』 저자 최승필은 대치동에서 12년째 논술을 강의하는 강사이자 독서교육 전문가다.

그는 사춘기를 경험하는 자녀의 두 가지 유형을 소개한다. 첫 번째, 질 낮은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여기저기 마구 감정을 분출한다. "예를 들어 부모의 별 것 아닌 한마디에 버럭 성질을 부리고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식입니다. 이 아이들은 자신이 왜 짜증을 내는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내 기분이 나쁘니 부모에게 짜증을 부려도 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 자신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뭘 알아?'라는 대사가 사춘기의 대명사가 된 이유다. 청소년 특유의 아집을 갖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사춘기가 지나도 여전히 어린애처럼 생각한다.

반면 질 높은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이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부모의 잔소리가 왜 견딜 수 없게 됐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자신이 본인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대로 살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내 몸은 자라 어른이 되었는데 나의 상황은 여전히 초등학생 때와 다를 바 없다는 것, 그 괴리 때문에 짜증이 난다는 걸 깨닫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아이는 그 과정에서 자신을 과장 없이 의식할 수 있게 된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고 표현했다. 새로운 변화가 있기 위해 알을 깨는 수고가 필요하다.

그냥 변화되는 것은 없다. 변화는 노력이 필요하다. 알에서 깨어나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알을 깨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노력이 없는 변화는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질 높은 사춘기를 보내는 데 필요한 것이 독서라고 이야기한다.

"언어 능력이 높다는 것은 이치에 맞게 꼼꼼하게 따져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언어능력이 높은 아이는 자신이 처한 현실, 당면한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판단할 능력이 있습니다. 훌륭한 사춘기는 높은 언어능력의 기반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언어능력의 문제는 사춘기 자녀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춘기의 특징이 합리적 현실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감정적인 대처를 하게 되는 것이라면, 우리나라는 '사춘기 공화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뉴스 대부분이 자신의 감정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벌어지는 결과들이다. 참지 못해, 인정하지 못해, 두려움과 억울함에 못 이겨 벌어지는 범죄들이 많다. 이런 특징은 질 낮은 사춘기를 보낸 아이들의 특징이다.

반대로 질 높은 사춘기를 보낸 아이들은 다르다.

"그들은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변할 수 없는 상수라는 걸 압니다. 그래서 그 틈바구니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서 합니다. 원하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쟁취할 방법을 찾아 실행합니다.

언어능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현실, 당면한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판단할 능력이 있습니다."

독서를 하게 되면 언어능력이 올라가고 문제에 감정적 대처가 아닌 합리적 해결책을 찾게 된다는 말이다. 독서가 능력이 있는 이유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서가 실패하는 제일 큰 이유가 '지식의 축적'을 위해 책을 읽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은 생각의 도구이고 사람을 성장시키는 도구이지, 정보처리의 도구가 아니다. 진정한 지식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것이다.

"교과서에 나와있는 지식 대부분은 '정보'만 있을 뿐 '원인'이 부실합니다. 그런데 지식은 원인과 결과라는 두 요소가 쌍을 이루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교과서는 온전한 책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지식 가이드북 혹은 지식 카탈로그에 가깝습니다."

교과서만 봐서는 삶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저자는 독서를 할 때 읽어야 할 책을 두 종류로 구분한다. 이야기책과 지식 도서다.

"이야기책 읽기는 나를 발견하는 독서입니다. 작품을 통해 타인의 삶을 대리 경험함으로써 사람에 대해, 나에 대해 더욱 깊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지식 도서 읽기는 세상을 이해하는 독서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곳이며,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결국 독서란 '나를 발견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행위'인 셈입니다."

두 가지 독서가 잘 이뤄질 때 삶이 성장하는 경험을 한다. 그리스도인은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성경이다. 성경은 놀랍게도 이야기책과 지식 도서가 공존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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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만 제대로 읽어도 인생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또 책을 읽을 때는 속독보다 천천히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읽는 방법을 권한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책 한 권을 소개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다. 저자는 이 책을 10번은 읽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생이 변했다.

하나님의 말씀은 능력이다. 읽으면 변한다. 읽을 때 제대로 읽어야 한다. 속독이나 의무로 읽는 것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가지고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매년 성경 읽기를 다짐하고 강조한다. 그러나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하는 경험이 많다. 그런데도 다시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성경을 읽음으로 인생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사춘기뿐 아니라, 신앙의 사춘기도 찾아온다.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감정이 우선 될 때가 많다. 말씀으로 인생의 문제를 풀기보다는 감정적인 반응으로 잘못된 대처를 할 때가 많다.

그럴 때는 성경을 다시 펼쳐야 한다. 성경은 '지식의 축적'이 아니다. 자신을 성장시키고 믿음을 성장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2018년 대한민국 성인 평균 독서량은 2015년 대비 0.8권이 줄어, 8.3권으로 나타났다. 이 평균은 일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서울대학생의 1년간 1인당 대출 권수가 8.9권이라는 사실이다. 일반 성인 독서량과 별 차이가 없다.

반면 하버드는 1인당 도서 대출 권수가 98권이며, 옥스퍼드는 108권이다. 엄청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 차이는 경쟁력의 차이로 고스란히 나타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과 세상의 경쟁력 차이는 무엇인가? 성경이다. 하나님 말씀이 세상과 경쟁하는 우리의 무기다.

인생의 궁극적 변화가 필요하다면, 성경 읽기를 권한다. 성경만 제대로 읽어도 인생의 사춘기를 방황 없이 넘어갈 수 있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침례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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