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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스피치'아닌 '글쓰기'

기독일보

입력 Aug 19, 2019 09:31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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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인의 아트설교 26] 설교 글쓰기는 삶이다

(포토 : )

글쓰기와 스피치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는 스피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설교는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설교가 글쓰기인 것은, 글은 사라지지 않고 남기 때문이다. 말은 내뱉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글은 쓰자마다 고스란히 영원히 남는다.

제가 대학원에서 '스피치와 토론'을 잠시 공부한 적이 있다. 스피치, 즉 말하기는 말하기가 중요하지 않고 내용인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말하기보다는 콘텐츠 만들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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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는 명확한 의사전달이 되어야 한다. 명확한 의사전달을 하려면 스피커가 '내용'을 장악하는 것이 먼저다. 내용을 장악하려면 내용의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근거를 만드는 작업이 글쓰기다.

설교자에게 글이 바탕이 되지 않은 스피치는 기교에 불과하다. 기교는 오래 가지 못한다. 사람들은 기교에 설득당하지 않는다. 도리어 진실함에 설득당한다. 기교가 지속되면 한 번 들은 뒤 두 번은 듣고자 하지 않는다.

인터넷 사이트인 '뼈아대'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보았다. 글 제목이 '발표,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다.

"혹자는 '나는 글쓰기보다는 말을 잘해서 내 발표는 글로는 표현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틀린 말이다. 글이 되지 못하는 발표는... 알맹이가 없는 것이다."

'앙꼬 없는 찐빵'이란 말이 있다. 앙꼬 없는 찐빵은 먹고 싶지 않다. 찐빵에 앙꼬가 없으면 찐빵 맛이 나지 않는다. 글이 없는 설교는 마치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스피치도 글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다면 설교는 글이 뒷받침되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가 된다. 결국 설교란 내용을 글로 쓴 상태에서 선포해야 한다.

설교에 글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 설교는 영혼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혼의 문제에 접근한다면 더욱 가치 있는 글이 바탕이 돼야 한다. 영혼을 살릴 만한 글에 의해 갖춰진 상태에서, 교인에게 전해져야 한다.

설교 글쓰기는 삶이다

'설교는 글이다'. 나아가 '설교는 삶이다'.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삶이다'. 즉 '설교가 삶이듯이 글쓰기도 삶이다'.

왜 글쓰기가 삶인가? 글쓰기를 하려면 삶이 뒤따르지 않으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떤 설교자가 이런 말을 했다. "아트설교연구원은 박사 후 과정이다."

그가 '박사 후 과정'이라고 말한 것은 박사 학위 취득 이상의 삶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주위에 박사 학위 하는 사람들은 논문을 쓸 때 고민을 엄청 한다. 남들에게 인정받는 학위를 취득하려면 남다른 삶이 뒤따를 때 쓸 수 있다.

아트설교연구원은 남다른 삶을 살아내지 못하면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써내야 할 글이 엄청 많기 때문이다. 설교 글을 잘 쓰기 위한 것이니, 과제가 많지 않을 수 없다.

아트설교연구원은 수업이나 과제가 글쓰기와 연결되어 있다. 독서 요약과 특징 찾기, 공통점 찾기, 베껴 쓰기, 메시지 만들기, 묵상, 설교 등 20쪽 이상의 글쓰기 과제가 주어진다.

수업 시간에는 하나 혹은 두 단어가 주어진 뒤, 각자의 창의성으로 글을 써야 한다. 이런 과제나 수업은 박사 후 학위 과정 이상으로 삶이 뒤따라야 해낼 수 있다.

아트설교연구원은 과정 자체가 힘들다. 설교자들이 과제가 많다고 참여를 주저한다. 참여했다가도 1년 이상 버티기 힘들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이 크리스천투데이에 인문학 서평을 쓰고 있다. 서평이 좋다는 말을 듣고 있다. 2년 내지 3년 글쓰기를 한 뒤 쓴 글이다. 그 결과 웬만한 박사 학위자보다 글이 낫다. 이는 글쓰기가 삶이 따라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반증이다.

아트설교연구원의 글쓰기 과정은 삶이 치열하지 않으면 해낼 수 없다. 보통 A4 20장 이상의 과제와 4권 이상의 독서를 해야 한다. 그 중 최소한 한 권은 요약 혹은 서평을 써야 한다. 자신에게 부과된 설교, 심방, 목회 등 모든 것을 하면서 해야 함은 물론이다.

회원들은 매주 모임에 참여할 때마다 자신에 대해 놀란다. 할 수 없는 것을 해냈기 때문이다. 해낼 수 있는 것은 삶이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삶을 52주 동안 살아간다는 것은 삶이 멋있다는 증거다.

설교는 삶이다

글쓰기는 자신의 삶을 풀어낸 것이다. 마찬가지로 설교도 삶의 결정체다. 삶이 따라주지 않으면 설교는 교인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할 수 없다. 설교자의 삶이 따라주면 설교는 교인을 깊은 영성으로 이끌어간다.

삶이 없는 설교는 하나님께 대한 무시다. 삶이 없는 설교는 교인을 기만하는 것이다. 삶이 없는 설교는 설교자의 사명을 유기한 것이다.

하다 못해 교회 간판도 자기 사명을 감당한다. 낮이고 밤이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한다. 그렇다면 설교자는 자기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그것은 삶이 뒤따를 때 가능하다.

수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에토스', 곧 삶이다. 삶이 따라주지 않으면 교인을 설득할 수 없다. 설교자의 삶은 설교하기 전부터 영향력이 강력하다.

삶은 작은 것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삶은 무시해도 되는 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결정된다. 설교자는 작은 것인 설교 준비의 모든 과정을 삶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

제가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설교는 글쓰기보다 삶이 중요하다."

이런 사람들은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글쓰기가 삶'이라고 정의한다. 삶이 따라주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글은 삶으로 쓴다." 제가 늘 하는 말이다. 글은 삶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글은 지식, 경험, 영성 등 전부가 묻어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은 글을 말로 쓰지 않는다. 삶으로 쓴다. 저 또한 삶으로 글을 쓴다. 삶으로 쓰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

삶이 말할 때 함께 언급되는 것이 시간이다. 시간 관리가 삶이기 때문이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은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한다. 만약 시간 관리가 되지 않아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순간, 과제는 하늘 높이 날아간다. 1시간을 망상하는 순간 설교에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 힘들어진다.

글쓰기는 한낱 오락과 같은 종류가 아니다. 진액을 짜내야만 할 수 있는 작업이다. 즉 삶이 뒤따라야 할 수 있는 진정한 영성의 삶이다.

설교는 글쓰기다, 글쓰기는 삶이다. 즉, 설교는 삶이다. 설교자의 삶은 글쓰기로부터 시작되고, 글쓰기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준비된 설교는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짐은 자명하다.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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