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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칼럼] 역설: 이겼으나 졌다

기독일보

입력 Aug 12, 2019 08:53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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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박사
김형태 박사

감사를 거쳐야 진짜 성공
이겨놓고 지는 경우 허다
졌는데 이기는 경우 있어
성경 속 예수 역설적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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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성공(승리)한 사람은 감사하는 단계를 거쳐야 진짜 성공하는 것이다. 이겨놓고 지는 경우는 허다하다.

반대로 졌는데 결과적으로 이기는 경우도 있다. 예수님이 정치범으로 허탈하게 십자가 형벌을 받아 죽었고 무덤에 묻혔을 때, 로마의 정치인, 유대의 종교지도자,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 모두는 승리를 축하했을 것이다. 자기들의 뜻이 성공했음을 기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간은 단 3일 뿐이었다. 역사적인 대반전이 일어났다. 죽었던 예수님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역시 진리가 이겼다. 이긴 자가 졌다. 180도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역설적 진리가 성경에서 자주 나온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卽生, 必生卽死)"는 말을 성경과 이순신 제독이 함께 썼다. 세상이 정설로 가야 되는데, 역설이 생겼다. 특히 우리의 삶이 그렇다.

여기 제프 딕슨이 말하는 "우리시대의 역설"을 들어보자.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낮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라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지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히 화를 낸다. 너무 많이 마시고(술) 너무 많이 피우고(담배) 너무 늦게까지 깨어있고 너무 지쳐서 일어나며 너무 적게 책을 읽고 텔레비전은 너무 많이 본다(스마트폰도 너무 많이 본다). 그리고 너무 드물게 기도한다(신앙은 장식품, 악세사리같이 됐다).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존재보다 소유가 더 중요해졌다). 말을 너무 많이 하고(통신공해) 사랑을 적게 하며 거짓말을 너무 자주 한다(가짜뉴스 시대).

생활비를 버는 것은 배웠지만(what to have)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다(How to live/why to live). 인생을 사는 시간은 늘어났지만(2017. 11월 현재 100세 이상이 3,908명)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는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어려워졌다. 외계(外界)를 정복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안의 세계(內面)는 잃어버렸다, 공기청정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자(原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는 더 늘어났지만 열정(passion)은 더 줄어들었다. 키는 커졌지만 인품은 왜소해지고 이익은 더 많이 추구하지만 관계는 더 나빠졌다. 세계 평화는 더 많이 얘기하지만 전쟁은 더 많아지고, 여가 시간은 늘어났어도 마음의 평화는 줄어들었다.

더 빨라진 고속철도, 더 편리한 일회용 기저귀, 더 많은 광고 전단, 그리고 더 줄어든 양심, 쾌락을 느끼게 하는 더 많은 약들 그리고 더 느끼기 어려운 행복."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이겨놓고 지는 역설, 얻었으나 잃어버리는 아픔, 김수환 추기경이 쓴 책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무엇 때문에 사느냐?'고 물으면 정신 나갔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 살기는 왜 살아? 사니까 사는 거지!'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서울역을 물으면 가르쳐주는 사람들이 인생의 의미를 물으면 '정신 나간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어떤 질문이 더 중요한 질문인가?' 물량적인 발전 중에 인간성이 퇴화하고 있다. 산업화, 근대화의 그늘 속에서 인간이 그 '영혼'을 잃어가고 있다. 마치 겉은 비슷하거나 더 커졌는데 병아리를 만들 수 없는 '무정란'같은 현상이 됐다.

우리 사회는 생각할 줄 모르고 철학이 없는 사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인간적인 '얼'이 빠져버린 공허한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얼빠진 사회/ 얼빠진 인간).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이나 생존의 의미도 모호해졌다."

극단적인 카오스 상황이 되고 적법한 질서가 뒤죽박죽이 되다 보니까 응당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 응당 있으면 안 되는 자리에 서성대고, 응당 할 일을 잊어버리니까 응당 해선 안 될 일에 빠져드는 혼돈이 퍼지고 있다. 마치 타임머신의 먼 미래 상황을 다시 보는 것 같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직원선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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