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박사
김형태 박사

나라를 사랑하고, 다음 세대 어린이를 아꼈으며,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사랑한 분들의 어록을 들어보자.

1. 유관순(柳寬順/1902. 12. 16 - 1920. 9. 28) 

유관순 열사는 18세의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귀한 목숨을 바쳤다. 요즘 나이로 고등학교 1-2학년 나이다. 무엇이 이 어린 여학생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어디서 그런 열정과 애국심을 배우게 된 것일까? 그가 남겨놓은 어록을 통해 유추해 보자.

① 나는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다. 당신들은 나에게 죄를 선고할 권리가 없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② 나는 조선 사람이고 당신은 일본 사람이다. 무슨 법으로 일본 사람이 조선 사람을 재판하는 것이냐?

③ 나를 죽일 수는 있어도 우리나라 독립은 막을 수 없다. 당신들은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다.

④ (유언)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온데, 나라를 잃은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⑤ 오호! 하나님이시여, 이제 시간이 임박하였습니다. 원수를 물리쳐주시고, 이 땅에 자유와 독립을 주소서. 내일 거사할 각 대표들에게 더욱 용기와 힘을 주시고, 이로 말미암아 이 민족의 행복한 땅이 되게 하소서. 주여, 같이하시고, 이 소녀에게 용기와 힘을 주옵소서. 대한민국 만세! 대한독립 만세!

⑥ 원수 왜(倭)를 물리쳐주시고, 이 땅에 자유와 독립을 주소서.

⑦ 저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했습니다. 2천만 동포의 10분의 1만 목숨을 내놓는다면, 독립은 곧 될 것입니다.

⑧ 존경하는 지령리 주민 여러분, 옛말에 나라 사랑하기를 내 집같이 하라 했습니다. 가족이 집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 집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2. 소파(小波) 방정환(方定煥/1899. 11. 9 - 1931. 7. 23)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의 인권과 어린이 교육에 헌신한 분이다. 그의 생각을 들어보도록 하자.

① 고요하다는 고요한 것을 모두 모아서 그중 가장 고요한 것만을 골라 가진 것이 잠자는 어린이의 모습이다. 평화라는 평화 중에 그중 훌륭한 평화만을 골라 가진 것이 어린이의 자는 얼굴이다. 아니 그래도 나는 이 고요히 자는 얼굴을 잘 말하지 못하였다. 이 세상의 고요하다는 고요한 것은 모두 이 얼굴에서 우러나는 것 같고, 이 세상의 평화라는 평화는 모두 이 얼굴에서 우러나는 듯 싶게 어린이의 잠자는 얼굴은 고요하고 평화스럽다.

② (유언) 문간에 검정말이 모는 검은 마차가 나를 데리러 왔으니 가야겠다. 어린이를 두고 가니 잘 부탁하오.

③ 어린이는 아래의 세 가지 세상에서 온갖 것을 미화시킨다. 이야기 세상, 노래 세상, 그리고 그림 세상.

④ 어린이를 내 아들놈, 내 딸년 하고 자기 물건같이 알지 말고, 자기보다 한결 더 새로운 시대의 새 인물로 알아야 한다.

3. 외솔 최현배(崔鉉培/1894. 10. 19 - 1970. 3. 23) 

최현배 선생은 한글 사랑으로 평생을 살았다.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① 글이란 한번 인쇄되면 스스로의 생명을 지니게 되는 법이다.

② 말은 사람의 이성이 맨 첫째로 만들어낸 문화의 아들이다.

③ 모든 낱말, 모든 글월은 다 슬기로운 요소로 중심을 잡고, 느낌스런 요소를 그 둘레에 층층이 둘러감고 있다.

④ 사람이 가장 자주 접촉하고, 가장 많이 친하고, 가장 이해가 깊은 말씨는 제 나라의 말(어미말/ mother tongue)이다.

⑤ 여러분은 나라를 사랑하라. 자기를 구하려거든 먼저 겨레를 구하는 일에 나서라.

⑥ 우리말은 다만 지적 연구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것은 배달 겨레의 얼이요, 목숨으로 생각하여 이를 사랑하고, 이를 기르고, 이를 밝히고, 이를 보존하고, 이를 보급시켜서 겨레의 생존과 문화를 유지 및 발달시키어 자유와 행복을 누리게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⑦ 한글을 사용함으로써 온 국민이 다 글자 눈을 뜨게 된다. 국민 교육이 나아감에 빠르며 지식의 일반 수준도 높아진다.

⑧ 한글이 곧 목숨이다.

이같이 우리나라의 국권, 국어 그리고 다음 세대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발전시키려고 노력한 분들의 깊은 마음을 듣게 되니 실로 감개무량하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