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소유할 땅을 주시고, 아브라함의 자손들에게도 "이집트 강가에서 유프라테스에 이르기까지" 소유할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나님은 야곱이 처가살이 14년을 마치고 6년 동안에 '큰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보살피셨다. 이처럼 기독교는 소유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바울은 '돈은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가르쳤고, 야고보는 부자들에게 착취하지 말라고 질책했다. 예수는 "부자가 하나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고 말씀하셨다. 예수와 부자 청년과의 대화를 인용한다. 예수와 부자 청년과의 대화는 여러 가지로 '영적 교훈'을 깨닫게 한다.(마19:16-26; 막10:17-26; 눅18:18-27)

청년: "선생님, 내가 영생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
예수: "어찌하여 너는 나에게 선한 일을 묻느냐? 선한 분은 오직 한 분뿐이시다. 네가 생명에 들어가고자 하거든 계명들을 지켜라."
청년: "어느 계명들입니까?"
예수: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으로 증언하지 말라'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는 계명들이 있지 않으냐?"
청년: "나는 이 모든 것을 다 지켰습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예수: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고자 하거든 네 소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네가 하늘에서 보화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그러나 청년은 이 말을 듣고 근심하면서 떠나갔다. 그에게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부자 청년이 떠나가자 예수는 제자들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셨다.

예수: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내가 다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나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
제자들: (놀라며) "그러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예수: "사람은 이 일을 할 수 없으나 하나님은 무슨 일이나 다 하실 수 있다."

위 대화는 읽을 때마다 충격을 준다. 예수와 부자 청년과의 대화는 예수가 천국, 구원, 심판 등에서 사용하신 비유법과는 달리 직설법이어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충격의 원인을 세 가지로 간추린다.

첫째, 예수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시면서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고 시사하셨다.

둘째, 예수는 부자 청년에게 "네 소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라"고 직설적으로 말씀하셨다. 가진 것을 나눠주되, '엄청나게 많이' 가진 것을 나눠주는 것이고, 더군다나 그것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사람으로서 가능한 일인가?

셋째, 예수는 '하나님 사랑'에 이어 '이웃 사랑'을 둘째 계명이라고 가르치셨는데(마22:37-39), 위 대화에서는 이웃 사랑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가난한 사람'이라고 밝히셨다.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부자인데,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니!'

예수와 부자 청년과의 대화는, 돈벌이에 관심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특히 부자들에게 주는 '영적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예수 말씀에 포기하고 말 것인가? 예수는 "사람은 이 일을 할 수 없으나 하나님은 무슨 일이나 다 하실 수 있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던가! 하늘나라 열쇠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