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 박상진 교수)가 지난 17일 장신대 세교협에서 최근 논란이 된 교육청의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학교운영성과 평가)와 관련해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박상진 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는 "기독 자사고 6개가 이번 재지정 평가 대상에 들었는데, 4개(안산 동산고, 배제고, 신일고, 이대부고)가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이게 됐다"며 "기독 사학들은 돈이 들더라도, 기독교 이념에 근거한 교육을 이행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을 의지하지 않는 자사고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교육과정이 획일화 되면 사립학교는 그 특수성을 잃어버리는 셈"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사학을 입시 사관학교로 치부해선 안 된다. 기독사학은 기독교 교육을 마음껏 하기 위해 설립됐고, 자사고도 그 방편 중 하나"라며 "자사고는 명문대 입학을 위한 학교가 아닌, 영성·전인 교육에 대한 모델학교가 돼야한다"고 했다.

또 "과열화된 입시경쟁을 자사고 탓으로 돌리는 건 옳지 않다. 기독교 학교가 존립 가능한 방식으로 자사고 정책을 국가가 세밀하게 디자인했어야 했다"며 "특목고 또한 그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 입시위주 학교가 됐다면, 결국 정책 디자인을 잘못한 국가 책임"이라고 했다.

특히 "교육은 여론에 의해서가 아닌, 헌법·법률에 의거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규철 안산 동산고 교장은 "안산 동산고는 평준화 정책 아래서는 기독교 이념에 기반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사고 전환에 나섰다"며 "자사고는 결국 이러한 이념에 동의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립학교가 본래 설립목적에 맞춰 교육할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토론에서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자사고 제도는 다양한 교육 이념을 추구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교육부는 일반고의 전반적 교육 분위기를 헤친 주범으로 자사고를 표적했는데, 이는 일반고의 전반적 분위기를 고쳐야 하는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광고 교목실장 우수호 목사는 "교육부는 '서열화 폐지'를 외쳤지만, 정작 평가 방법은 서열화였다.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돈으로 재단하려 든다"며 "자사고는 헌법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