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수백명의 야지디족 여성들이 인질로 붙잡혀 있을 당시에 출산한 어린 자녀들을 포기하거나 공동체를 탈퇴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영국 텔레그래프를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시리아에서 IS 대원에 의해 납치됐었던 26살의 한 야지디족 여성은 그녀의 11개월 된 딸을 포기했다. IS의 대원에게서 난 자녀들은 윤리적·종교적으로 공동체에 함께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내 딸이 IS의 자식이기 때문에 공동체에서 받아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우리도 IS에게 죽임을 당한 우리의 딸들을 잊어야하고, 당신도 당신의 딸을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녀에겐 5살과 4살된 2명의 아들들도 있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 2014년 고향인 이라크 북부 신자르에서 IS의 인질로 사로잡힌 수 천 명의 야지디족 여성 중 한 명이었다. 포로 생활 중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대부분의 생존자들은 이슬람으로 강제 개종하거나 IS대원들의 성노예가 되었다고 한다.

2017년, 이슬람 제국인 칼리프 설립에 실패한 IS는 인질로 붙잡고 있던 야지디족 여성들을 그들의 공동체로 돌려보냈다. IS대원들 사이에서 낳은 수 백명의 자녀들은 여전히 무슬림으로 인식되어 공동체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임신 5개월 째였던 그녀는 남편과 어린 아들과 함께 IS대원에 의해 납치됐다. 그녀의 남편은 끌려갔고, 그녀는 일부 IS대원들의 손을 거쳐 결국 한 사령관에게 인도됐다. 그가 바로 막내 딸의 아버지였다. 그는 그녀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 그녀를 이라크 가족들에게 돌려보내려고 했다가 나중에 계획이 발각되어 결국 처형을 당했다.

그녀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삶의 매 순간마다 가족들이 모두 함께 죽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다. 나의 자녀들이 자라서 나를 누군가의 노예로 보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했다.

그녀와 자녀들은 결국 2019년 3월 구조됐고, 현재 이라크 쿠르디스탄 쉐칸 지역에 있는 형제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 신자르를 떠난 야지디족들은 이곳을 임시 거처로 삼고 있다.

현재 그녀의 딸은 시리아 북부에 있는 고아원에서 지내고 있으며, 그녀에게는 딸의 사진 조차도 없다고 한다.

그녀는 "가장 끔찍한 점은 딸이 자신을 끔찍히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는 사실 조차도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내 딸이 이곳에 있길 바란다. 그녀도 나의 일부분이며 내게 일어났던 일은 나의 잘못이 아니다. 결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야지디족 지도자들은 IS에 끌려갔던 여성들과 소녀들이 종교적으로 깨끗해질 수 있으며, 환영받을 수 있다고 선언했다.

같은 해 4월 야지디 고등영적위원회(Yazidi Higher Spiritual Council)는 그들의 자녀들까지 수용할 의지가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야지디족들의 압력으로 다음 날 성명서가 철회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