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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칼럼] 기독교 원로들의 성명을 읽고

기독일보

입력 Jun 20, 2019 11:25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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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목사(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집행위원장).
서경석 목사(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집행위원장).

기독교 원로들이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기총 시국선언문'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원로들은 전광훈 목사의 언행에 대해 언급하면서 "교회와 교회기구를 정치화 내지 정치집단화의 발판으로 삼는 전광훈 목사의 행태는 교회의 신앙적 공공성을 왜곡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호소문에 한국교회를 대표할 만한 원로 31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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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의 이 호소문은 일리 있는 지적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연말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기총 성명으로 적절했는가를 질문한다면 동의할 분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한국교회연합이 '현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정책과 방향이 미래보다 과거에 머무르고, 국민적 갈등이 야기되고 민주주의의 퇴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음"을 지적했는데, 한기총 성명이 한국교회연합 성명처럼만 표현되어도 원로들이 성명까지 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광훈 목사의 한기총 성명은 한기총 답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로 성명을 읽는 저의 심경은 무척 착잡했습니다. 31명 원로성명의 핵심은 "한국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햐야를 주장하지 않았다"인데, 이 말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이 또한 국민을 실망시킨 성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과거 박정희, 전두환 정권 당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감옥을 세 차례나 간 사람입니다. 지나간 군사독재 시절 NCC를 위시한 진보 기독교는 군사독재와 치열하게 싸워 수백 수천의 기독교 젊은이들이 감옥을 갔습니다. 당시 NCC는 한국사회의 희망이었습니다. 이러한 기독교의 투쟁이 87년 민주화 대항쟁으로 이어져, 한국을 민주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랬지만 한창 진보 기독교가 군사독재와 싸울 때, 보수 기독교는 정치에 관여한다며 진보 기독교를 맹비난하면서 군사독재의 앞잡이 노릇을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가 성공한 지금에 와서, 당시 진보 기독교의 투쟁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날을 새삼스럽게 들추는 이유는, 지금 상황이 그때와 판박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교회가 정권을 향해 물러가라고 하면 안 되고 인권, 정의, 평화를 말하면 괜찮다는 논리는 탁상공론입니다. 제가 볼 때 지금 문재인 정권은 좌파독재입니다. 그래도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는 경제와 안보는 잘 지켜주었는데, 문재인 좌파독재는 민주주의는 말할 것 없고 경제와 안보까지 폭망시켰습니다. 제가 원로들께 문재인 정권이 왜 좌파독재인가를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원로들의 친구들, 대학 동창들이 다 저처럼 생각하고 있을 것이므로 그분들에게 들으면 됩니다.  

작년 9월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에 풍선 보내는 탈북자들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보내면 처벌하는 입법안을 냈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분노했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그래도 문 대통령이 속으로는 자유통일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차마 김정은을 만나 자기 입으로 정치범수용소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지 못하겠으면, 야당이나 기독교나 탈북자들이 대신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기는커녕 문 정권은 탈북자가 북한을 변화시키려고 하면 처벌하겠다는 것입니다. 문 정권이 바라는 통일은 정치범수용소가 그대로 있는 통일, '최고존엄'이 그대로 있는 통일, 종교의 자유가 없는 통일임을 드러낸 셈입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삐라 살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해도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여서 대통령조차도 삐라 살포의 자유를 막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어야 했습니다.

저는 이 입법안을 보고 글을 써서 과거 민청학련 사건 동지인 이철, 유인태, 장영달에게 철원에 가서 북으로 풍선 날린 후에 체포되어 같이 감옥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가 청춘을 바쳐 이룬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는데, 70 넘은 늙은이인 우리의 남은 삶을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바치자고 제안했습니다. 탈북자들이 북한을 변화시키는 권리는 자유민주주의의 생명처럼 소중한 권리인데, 이 권리가 억압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통일부는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서 정치범수용소를 삭제했습니다. 이 말은 한국은 정치범수용소 폐지에 관심 없다는 말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통일이 자유통일이 아니라는 점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가 패스트트랙 등 별별 수단을 다 써서 압승하면 반드시 남북연방제를 실현할 것입니다. 그런데 연방제 자체가 걱정은 아닙니다. 연방제를 해서 남북교류가 잦으면 북한이 붕괴 위기에 처합니다. 그러면 북한은 붕괴를 막기 위해서도 남한을 적화시키려 할 것입니다. 지금 한국에 땅굴이 몇 개가 있는지 모릅니다. 국정원이 간첩을 한 명도 못 잡는데, 간첩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처럼 안보가 해체된 상황에서 북한 특공대가 사방에서 기습공격을 하면 한국은 적화(赤化)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한국교회가 대한민국을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처럼의 원로 성명이 시국 비판은 한 마디도 없이 고작 전광훈 목사의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성명서만 탓하고 있습니까? 전 목사의 성명서를 탓하려면 그런 성명서를 나오게 만든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도 탓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원로들이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노릇만 하는 것입니까? 고작 하시는 말씀이 "하야는 기독교의 주장이 아니다"입니까?

저는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믿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바로왕의 압제에서 해방시키신 것 같이, 김정은의 압제에서 신음하는 북한 동포를 반드시 해방시키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믿는다면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해, 그리고 문재인 좌파독재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노(NO)"라고 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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