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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칼럼] 신앙 성숙의 4단계 (3)

기독일보

입력 Jun 14, 2019 12:45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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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교수(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석사원 디렉터)
정우현 교수(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석사원 디렉터)

1단계: 하나님이 무섭기만 할 때(아브라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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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2-상: 아브람, 하나님과 언약을 맺다(창15:8-21)

피비린내가 난다. 동물 사체 주위로 파리들이 윙윙거린다. 죽은 암소의 머리통이 쪼개져 있다. 몸통도 꼬리까지 반으로 쪼개져 있다. 그 옆의 염소와 양도 마찬가지다. 온통 피범벅이다. 솔개는 사체 조각을 뜯으려고 얼씬거린다. 솔개가 내려오면 쫓는다. 아브람이 지쳤다. '하나님께서 왜 이런 일을 시키시지? 애먼 짐승들을 잡아 쪼개고 사체들 옆을 온종일 지켰다.' 그는 잠이 들었다. 잠시 눈을 붙였다 뜬 것 같은데 어느새 캄캄한 밤이 되어 있었다. 두려웠다. 밤의 어두움이 무서웠다. 죽음이 무서웠다.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너는 반드시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히리니 그들이 섬기는 나라를 내가 징벌할 지며 그 후에 네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나오리라 너는 장수하다가 평안히 조상에게로 돌아가 장사될 것이요 네 자손은 사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니 이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가득 차지 아니함이니라" (창15:13-16부분)

종이 위에 점들을 찍고 연결하면 직선이 되듯, 하나님은 아브람 인생의 주요 사건 몇 가지를 찍어 현재에서 미래로의 인생 진행 라인을 그려 주셨다. 아브람의 자손이 이방 나라에 들어가 그 나라를 사백 년 동안 괴롭게 섬길 것과 하나님께서 그 섬기는 나라를 징벌한 후 아브람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그 나라에서 나올 것을 바라보게 하셨다. 이방에 객이 되어 살다가 나올 사건을 향한 방향에 한 점을 찍으시고 아브람이 장수하다가 평안히 이 세상을 떠날 지점을 찍으셨다. 여기에 점 하나를 더 찍으신다. 그 자손이 사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올 것. 아브람이 이 말씀을 듣고 이 중에 무엇이 먼저 일어날 일이고 나중에 일어날 일인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님께서 그의 인생을 사용하여 장차 거대한 계획을 이루신다는 것은 분명했다.

아브람은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이 계약을 맺을 때 취하는 행동이다. 종이에 약속의 내용을 적고 서명 날인을 하듯 하나님께서 그렇게 약속하셨다. '내가 이 약속을 어기면 이 반으로 쪼개진 짐승처럼 나도 죽임을 당하리라.'는 의미였다. 정작 아브람은 쪼개진 짐승 사이를 지나지 않았다. 하나님만 서명 날인하신 계약이다. 마치 백지수표를 써주듯 하나님께서 아브람이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그분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뜻을 보이신 것이다.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계약이었다.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그렇게 자신을 스스로 제한하셨다. 하나님께서 도대체 무슨 이유로 피조물 한 사람과 계약을 맺는다는 말인가?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처음 하신 약속의 말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 지라" (창12:1-3)

75세의 아브람은 이 말씀을 따라 하나님께서 지시한 땅으로 갔고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여호와 이름을 불렀다. 그는 분명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랐다. 하지만 그가 가졌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아내 사래를 누이라고 속이게 했다. 하나님은 약속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브람에게 약속을 상기시키신다.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내가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 (창13:14-17)

아브람은 이 말씀을 듣고 여호와를 위해 다시 단을 쌓았다. 하나님은 약속을 상기시키시고 아브람은 제단을 쌓았다. 약속을 상기하고 단을 쌓으며 아브람에게 변화가 생겼다. 아브람은 애굽 왕을 속인 사건 전과 달랐다. 그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대신 조카 롯을 구하는 용맹스러운 투사의 면모를 보였다.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싸움에서 얻은 것의 십일조를 헌물했다. 아브람은 그렇게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듯 하나님 약속의 말씀을 상기할 때마다 성장하고 있었다.

아브람이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한 이유는 오로지 하나님이다. 하나님께서는 인자하신 눈으로 아브람을 기다리셨다. 지금 그 하나님께서 우리를 바라보신다. 그분이 계획하신 일을 조금씩 알려주시며 약속하신 길로 인도하신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인생의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하나님 마음을 조금 더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에 주목하며 살아야 한다. 하나님 아버지의 깨어질 수 없는 약속을 상기할 때가 내 인생의 방향을 확인할 때다. 그 방향은 나를 더욱 사람다운 사람으로 빚어 가시는 신비스러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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