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당우리교회 한 부목사의 동성애 관련 설교가 논란이 되고 있다. 비판이 이어지자 해당 부목사는 7일 교회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고, 담임인 이찬수 목사까지 이튿날 그 사과문에 댓글을 달았다.

부목사는 최근 설교에서 "동성애 자체가 아닌 동성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며 "전제는 동성애 관련 문제는 절대 우리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창조질서에 따라서 타협할 수 없는, 하나님이 정해주신 기준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퀴어축제에 대한 사람들의 많은 반응들을 찾아보았다는 그는 "결론은 대세는 이미 넘어갔다는 것"이라며 "솔직히 언론과 이를 이용하는 정치인들,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이야기 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인해서 동성애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소위 막말로 꼰대들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솔직한 제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퀴어축제 앞에서 드러누워 악을 쓰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그들에게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라며 "그게 바로 오늘날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이미지가 되어 버렸다. 오늘날 믿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회를 바라볼 때 자기들 밖에 모르고 타협하지 않으며, 자기들 밖에 모르면서 악 쓰는 그런 이미지로 교회 다니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이런 사회 문제에 대해서 왜 꼰대 소리를 듣느냐면, 우리 크리스천들이 이런 동성애와 같은 낯선 충격 같아 보이는 문제에는 난리들을 치고 있으면서 성경이 사실은 동성애보다 훨씬 더 많이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너무 많이 저지르는 일들에 대해서는 관심도 별로 없고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성애에 대해 예민하고 세상이 망할 것 같이 생각하는데 성경이 동성애를 언급하는 횟수보다 탐욕에 대해 경고하고 이야기하는 횟수가 열배 가까이 더 많다. 그런데 탐욕하는 문제에 대해 길거리에 드러눕고 시위하고 분노하지 않는다. 왜일까? 우리가 탐욕을 인정하고 추구하며 살아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 아닐까"라고 했다.

부목사는 "동성간 연애 성관계에 대해 질색하면서 혐오하는 마음 가지고 접근하지만 그게 동성 아닌 이성이라면 어떤가? 이성 간의 관계라면 다 괜찮나? 부부간의 관계를 벗어난 비밀스러운 자극적인 욕구, 뭔가를 찾아보는 나만의 비밀, 결혼 전에 누리는 자유로운 성관계는 어떤가? 동성애보다는 조금 나은 것인가? 그래서 좀 부끄러운 나만의 비밀을 가지고는 있지만 내가 저들보다 낫기 때문에 나는 저들 앞에서 드러누워야 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동성애라는 감정을 사실 저도 아무리 상상해도 이해는 잘 안 간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건 이것 하나 뿐이다. 자극적인 것을 찾다가 그 끝이 동성애 아닌가. 왜 이렇게 자극적인 것을 찾는 것일까? 행복하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만족하지 못해서 뭔가 결핍이 있기 때문 아닐까. 그래서 조금 더 자극적인 것, 위로가 된 것을 찾다가 거기까지 가는 건 아닐까, 라고 밖에 상상이 솔직히 안 된다"고 했다.

부목사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려면 동성애를 틀어막는 것보다 우리의 일상, 우리의 가치관, 상처, 건강한 가정상, 건강한 부부관계 여기서부터 다뤄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 문제에서도 결국 희망은 복음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말로써 그 사람들을 막으면서 '너 그러면 지옥간다'라고 하는 저주가 아니고 정상적이고도 너무 행복한 부부관계, 하나님이 계획하신 대로의 바로 그대로의 성, 행복한 가정생활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크리스천의 삶, 이것이 대안이고 희망이라고 믿는다"며 "이제는 지적과 저주가 아니고 삶으로써 샘플을 보여주어야 할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동성애는 하나님이 원시는 게 아니다'라고 전하는 메시지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같은 설교 내용이 알려지자 "이는 명백한 성경말씀에 대한 잘못된 적용이며, 세상 따라가지 말라면서 본인은 맹목적으로 세상을 따라가고 반기독교 여론에 편승했다." "대세가 이미 넘어갔고, 동성애를 비난하는 것이 꼰대들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은 동성애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 "동성애 문제를 보는 시각이 매우 협소하고 동성애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파장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아직 부족한 것 같아 심히 걱정"이라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는 사이 이 부목사는 분당우리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부족한 제가 전했던 말씀 나눔과 적용점들에 대한 내용들이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온 마음을 바쳐 눈물 흘려 애쓰고 계신 분들에게 큰 낙심과 좌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며 "모두 다 저의 지혜 없음과 표현력의 부족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전혀 이런 의도의 말이 아니었는데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되었구나. 이건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제 잘못이다'라고 절감한다"면서 "이건 부족한 종이 너무 큰 자리에서 감히 말씀을 전하는 과정 가운데에서 혼자 애를 쓰다가 표현 과정에서 제 부족함이 드러난 것 뿐"이라고 했다.

부목사는 "저는 총신대학교를 졸업하고, 개혁신학의 입장에서 동성애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여전히 (동성애를 옹호하는) 그 입장을 반대하고, 막아야 한다는 동일한 입장"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제가 했던 설교는 제가 믿지 않는 분들을 매주 뵈면서 끊임 없이 지적과 욕을 먹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대에 조금 더 저의 믿음과 주관이 전달되기 위해선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했던 '제 상황 가운데에서의 저의 다짐'이었다"며 "그런데 목사의 설교라는 것이 개인의 묵상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 이상의, 성도님들께는 목사가 어떤 고민을 하다가 이 말을 한 것인지를 당연히 아실 수 없기에 제가 전해드린 말씀만 들으면 제가 생각했던 의도가 전혀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깨닫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위해 지적해주셨던 분들의 말씀들은 제가 의도했던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그것도 저의 표현의 부족함의 결과임을 인정한다"고 했다. 아울러 "전혀 제가 의도했던 바가 아니며,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기도하며 애쓰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동참하지는 못할 지언정, 힘을 빠지게 해드린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 글에 댓글을 단 이찬수 목사는 "어제와 오늘, (해당 설교를 한 부목사와) 전화 통화와 만남을 통해 설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 설교에서 하고자 했던 '진의'가 무엇인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그런 의미로 설교 한 것이 아닌데, 지혜롭게 표현하지 못하여 많은 분들 마음을 아프고 상하게 한 것 같다고 괴로워 했다. 그리고 지혜롭지 못한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가까이서 지켜본 (해당 설교를 한) 목사님은 순수하고 복음에 대해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다"며 "위기를 모면하려고 거짓으로 둘러 댈 사람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본인이 절대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이 아니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으니, 넓은 마음으로 양해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일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 뜻이 구현되는 일이 되기를 기도한다. 담임목사로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주님께서 모든 분들에게 샬롬을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