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토크
(Photo : 기독일보) 테드 토크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소통하는 것은 어렵다.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 이해 관계속에서 사람들과 공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본의 아니게 말만 하면 오해가 생기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말 잘하는 사람이 부러워진다. 억지로 생각을 쥐어짜고 머리를 두드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방법은 잘하는 사람들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다. 누가 잘하고 어떻게 따라해야 하는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테드(TED)’를 보면 된다.

테드는 1984년 미국의 건축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리처드 솔 워먼과 방송 디자이너인 해리 막스가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 산업(Design)을 주제로한 소수 엘리트들의 지적 사교모임으로 단발성 행사로 기획되었다. 연례행사로 시작한 것은 1990년부터다. 비슷한 수많은 세미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강연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아주 짧다(보통 18분)는 것이다. 두 세 시간 아니 며칠을 두고 해야 할 말을 눈 몇 번 깜빡일 시간안에 말해야 한다는 것은 발표자에게나 청중에게나 새로운 도전이었고, 이 도전은 성공했다.

“테드 토크(TED Talk)”는 테드의 대표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컨퍼런스를 이끌면서 얻은 훌륭한 강연의 배경과 노하우, 발표의 기술에 관해 설명한 책이다. 그는 닷컴 호황기에 잡지를 비롯해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150개나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가였다. 그러나 2000년 초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15년동안 인생을 걸었던 회사가 부도 직전까지 몰리게 되었다. 그는 실패의 두려움에 직면한 상태에서 테드의 대표가 되었다. 사람들은 설립자인 리처드 솔 워먼 없이는 테드도 없다고 생각했다. 몇 달 동안 테드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워먼 없는 테드의 다음 강연을 신청한 사람은 고작 70명뿐이었다.

그는 워먼이 이끄는 마지막 테드 강연에서 15분의 연설할 기회를 얻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실패를 고백하고 테드가 자신에게 얼마나 영감을 주었는지 그리고 왜 지속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했다. 그의 평가에 따르면 연설의 방법은 형편없었지만 진심은 통했다. 강연이 끝나자 마자 200명의 사람들이 다음 강연에 등록했고, 그를 바탕으로 테드는 지속될 수 있었다.

아틀란타성결교회 김종민 목사
(Photo : 기독일보) 아틀란타성결교회 김종민 목사

테드 토크에는 수많은 테드의 강연들을 통해 얻은 대중연설의 기본 개념과 노하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설자의 역할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생각을 청중의 마음에 깊이 새기는 것이다. 이 생각이 바로 ‘아이디어’다.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다. 무엇을 말할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방법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이 없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다음은 “모든 것을 가능한 한 간결하게 하되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테드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다.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핵심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청중과 자연스러운 유대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고 꾸미지 않는 진실함이다. 청중은 거짓말 탐지기와 같다. 연설자가 어떤 것을 꾸며 내는지 금방 파악한다. 거짓은 공감과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그리고 진실함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습해야 하는 것이다. 테드의 강연자들은 모두 리허설에 심혈을 기울인다. 커뮤니케이션의 대가로 손꼽혔던 스티브 잡스나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명인 빌 게이츠도 리허설을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어떤 강연자는 18분의 연설을 위해서 수백 시간을 연습하기도 한다. 반복된 연습은 훌륭한 연설자를 만든다. 연설 형식과 복장과 마음가짐 무대장치의 사용 등은 각자에게 편한 것을 선택하되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아니라 감정을 말한다.’ 감정은 말없이도 통한다. 말에는 생각(아이디어)이 담겨 있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공감도 되고 관계도 이어진다. 더 나아가 변화도 일어난다. 감정은 말의 양념이다. 조금만이라도 충분하다. 이제 대화에서 감정을 조금 덜어내고 가치 있는 말을 나누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