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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요 칼럼] 어머니의 어머니

기독일보 news@christianitydaily.com

입력 May 23, 2019 11:30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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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요 목사
김한요 목사(얼바인 베델교회)

제가 미국에 이민 온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때가 1988년이었습 니다. 그때부터 저의 부모님은 제가 한국에 갈 때마다 부탁하시는 것이 있었습니다.친할머니는 제가 중학교 때 돌아가셨지만, 외할머니는 살아계셨기에 꼭 찾아뵙고 인사드리라는 것입니다.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으니 꼭 찾아뵙고 인사 드리라는 부모님의 부탁에 저는 한국에 갈 때 마다 외할머니께 인사드리기를 지난 30년 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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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외할머니를 방문했을 때 외할머니의 연세는 103세 였습니다. 올해는 104세가 되셨고 지금도 저를 보시면 미국에서 큰 교회 목회한다고 안쓰럽다고 늘 걱정해 주십니다.

지난 30여년 동안 마지막(?) 안부를 전하려 찾아뵙는 동안, 외할머니는 저의 아버지를 포함하여 사위 셋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셨습니다. 자식을 앞세우신 것을 보면 장수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한편 내 어머니의 어머니이시니 더 오래 사셔서 어머니의 기댈 언덕으로 계셨으 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부모님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기억은 아버지는 성가대 지휘자로, 어머니는 반주자로 평생 교회를 섬기셨던 모습입니다. 그리 고 크리스마스 행사 때마다 성가대 칸타타, 캐롤링 및 연극 등으로 연말 연시를 늘 바쁘게 보냈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대머리이셨던 아버지가 미국에 이민 오실 때 김포공항에서 가발을 쓰고 배웅하시는 목사님과 교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셨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미국에 가서 새로운 각오로 살겠다면서 가발 쓴 이유를 밝히 시던 모습도 기억납니다.

학교에서 음악만 가르치셨던 아버지가 미국에 와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하시며 어머니와 함께 고생하셨던 모습은 제가 공부하면서 결코 한눈팔 수 없었던 이유였습니다. 지금의 제 나이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미국에 오셔서 시간당 수당을 받는 노동부터 아이스크림 가게, 미니마켓 그리고 세탁소까지, 몸이 닳도록 수고하시며 저의 대학과 신학교 공부를 시키셨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뛰어든 목회는 부 모님을 조금도 도와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생신, 명절 등에 찾아 뵐 수도 없는 불효막심한, 내놓은 자식으로 살았습니다.

새벽 기도 때마다 마지막 기도는 “하나님 아버지, 제가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였습니다. 한 해 한 해를 넘기며, 외할머니도 아직 살아 계시니 아버지께 효도할 기회가 있겠지 하다가 그만 기회를 놓쳐 버렸습니다. 기회가 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살아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뵙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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