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글들이 비처럼 쏟아졌다. 입 있는 모든 사람이, 손 있는 모든 사람이 마음을 쏟아 놓았다. 비난과 원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려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안타깝고 억울한 이들의 한 맺힌 절규를 알기에 삶에서 웃음을 지웠다. 그 배에서, 나는 우리 아이들의 희망을 보았다. 학원 폭력, 게임 중독으로 철 없고 버릇없는 아이들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차가운 바닷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순간에도 질서를 지키는 모습, 어린 아이 먼저, 어르신 먼저 구해 내자고 자신의 구명조끼를 풀어 내주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미래 세대를 보았다. 나는 평범한 소시민이 영웅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았다. 죽음 앞에서는 체Apr 28, 2014 09:19 AM PDT
사순절의 클라이맥스인 고난주간이 시작된다. 화려한 불꽃 놀이를 보기 위해서는 밤을 기다려야 하듯이, 부활의 영광 찬송을 부르기 위해서는 고난의 가시밭 길을 먼저 걸어야 한다.Apr 14, 2014 07:57 AM PDT
어느덧 바람의 온도가 다르다. 채찍같이 매섭던 겨울바람이 언제 마음이 녹았는지, 이제는 따뜻하게 얼굴을 핥고 지나간다. 아는 꽃 이름이라야 개나리, 벚꽃 밖에는 없지만, 이름을 몰라줘도 색색의 다양한 꽃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왁자지껄 기지개를 켠다.Apr 01, 2014 05:44 AM PDT
정말 죽고 싶었을까 아니면 정말 살고 싶었을까? 모든 사람들의 눈과 귀가 50조원짜리 화려한 눈꽃 쇼에 빠져 있을 때, 작은 단칸방에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세 모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다.Mar 17, 2014 07:25 AM PDT
정치인의 망언(妄言)은 과연 실수인가? 대부분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한 순간 튀어 나오는 말 한마디가 정치인의 속마음을 여지 없이 드러내기도 하며, 사람들은 ‘역시나, 뻔한 거지’하면서 씁쓸해 하기도 한다.Feb 17, 2014 07:16 AM PST
'지구 온난화'로 온 인류가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겨울만큼은 그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마치 어마어마한 냉장고의 문짝을 활짝 열어 놓은 듯, 세상이 온통 꽁꽁 얼어 붙은 것 같다. 이번 추위는 극지 회오리바람 '폴라 보텍스'(polar vortex)의 영향이라는데 우리가 그런 것까지는 잘 몰라도 마치 빙하기 시대로 되돌아 온 것 같은 느낌이다. Jan 27, 2014 07:16 AM PST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우리의 지난 시절을 정의 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산업화 시대와 지식 정보시대를 거치면서 말 그대로 지식은 힘이었다. 성실한 노력보다는 남들보다 빠른 정보가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Jan 13, 2014 07:23 AM PST
지갑이 두툼할 때처럼 기분 좋은 것이 또 있을까? 구겨지지 않은 지폐 몇 장을 지갑에 넣고 길을 나서면, 세상의 모든 문이 자동문처럼 나를 향해 열리는 것 같고 집 나갔던 자신감이 이자를 쳐서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Dec 24, 2013 07:09 AM PST
자본주의의 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소비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엇을 생산해 내는가가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소비하는가 하는 것이 사람의 존재를 결정한다.Dec 10, 2013 05:39 AM PST
우리 사회는 지금 충전 중이다. 멀티 탭에 무슨 열매마냥 주렁주렁 달려 있는 충전기들은 그 모양도 크기도 가지 각색이다. 휴대전화에서부터 노트북과 태블릿, 그리고 앞으로는 안경과 자동차까지 충전해야 할 판이다.Nov 18, 2013 06:44 AM PST
세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사이래로 지금까지 여전히 일어나는 전쟁은 인류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다 주었다. 그러나 전쟁을 통해서 문명과 문명이 만나기도 하고, 전쟁에 필요한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진보에 도움이 되기도 했으니 참 역설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Nov 02, 2013 04:50 PM PDT
얼마 전 수도권의 한 비정규노동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노동자'의 이미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노동자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은 절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청소년들은 노동자를 동남아, 일개미, 돈 버는 기계, 못 배운 사람들, 힘든 일 등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Oct 21, 2013 06:41 AM PDT
한국은 '석기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온통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경기동부 연합의 '내란 음모죄'로 시끄럽다. 되살아난 망령인가, 아니면 실존하는 위협인가 하는 문제를 떠나 이 사건은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보여준다Sep 08, 2013 04:00 PM PDT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낮잠 자듯이 한 줄로 죽 누워있는 시리아의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밥 먹어라' 이 한 마디면 어느새 일어나 재잘거릴 것 같은 그 아이들은 다시 깨지 못할 깊은 잠에 빠져 일어날 줄 모른다.Aug 26, 2013 06:00 AM PDT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더 나가서 아시아 전체의 지형을 보면 지뢰밭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것 같은 위기감과 답답함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어느 지점에서 터지든지 만약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그 지뢰가 하나 둘씩 순차적으로 터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폭발하게 될 것이라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Aug 13, 2013 08:08 AM PDT